난장이꽃 미나리아재비 꽃 이야기

산길을 걷다보면 양지 바른 곳에 작고 노란 꽃을 볼 수 있다. 다른 꽃과 구분하기는 쉽다. 꽃잎이 빤질빤질 윤이난다.

얼마전에 이 꽃이 "미나리아재비"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 저것 찾다보니 아재비라는 이름의 풀들이 참 많다. 둥글레아재비, 갈퀴아재비, 개꽃아재비, 개밀아재비, 톱날고사리아재비, 갯피아재비, ... 이렇게 귀여운 꽃을 보고 왜 아재비라고 부를까? 미나리아저씨? 나중에 지식검색에 물어봐야 겠다.

생김새가 미나리와 비슷하고, 온 몸에 굵은 털이 나 있는 게 다르고, 잎과 줄기에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키는 30~70cm 내외로 작고, 6월경이면 습기가 있는 햇볕이 드는 곳에서 볼 수 있다. 지난 6월초 삽당령에서 오대산 갈때 보았으니 딱 그맘때가 한창이었나 보다.

언제쯤일까? 이름을 알기 전이었는지 후인지는 모르지만 이 꽃을 생각하면 민들레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심코 내려다 보면 길가 보도블럭의 작은 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는... 꽃말을 찾아볼까하고 뒤져보니 '난쏘공'이라 불리던 책, 조세희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미나리아재비가 나온다. 내가 이것을 기억하고 그런 생각을 한 것일까? 그 정도로 기억력은 좋지 않은데... 그가 그린 미나리아재비의 상징을 찾기 위하여 이번 여행길에 배낭 한켠에 넣고 갔다.

이 책 가운데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에 미나리아재비가 나온다. 글의 시작과 끝에 거의 동일한 문장으로 반복된다.

아버지는 사랑에 기대를 걸었었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네 집에 내리는 햇빛을 가려버리고, 바람도 막아버리고, 전깃줄도 잘라버리고, 수도선도 끊어버린다. 그런 집 뜰에서는 꽃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날아 들어갈 벌도 없다. 나비도 없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강요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줄기까지 머물게 한다.

작고 독을 가진 그 꽃줄기에 까지 사랑을 머물게 하는... 미나리아재비는 난장이 아버지 그 자신을 말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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